총선 앞둔 홍콩 정부, 대규모 '노인·서민 지원책' 내놔

김재성 기자 / 기사승인 : 2020-01-15 14: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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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지원책은 빠져…야당 "시위 주도하는 젊은 층 일부러 배제"
캐리 람, 내각과 협의 없이 발표…"中 지시 따른 것" 분석도

▲ 홍콩 행정장관 다시 만난 시진핑 중국 주석 마카오 반환 2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현지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오는 9월 홍콩 의회인 입법회 선거(총선)를 앞둔 홍콩 정부가 대규모 노인·서민 지원책을 내놓아 이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대책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明報) 등에 따르면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매년 100억 홍콩달러(약 1조5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10가지 복지 지원책을 발표했다.

발표된 지원책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노인 대상 생활보조금 제도를 개혁해 5만 명의 노인이 910홍콩달러(약 14만원)의 보조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했다.

생활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재산 상한선도 50만 홍콩달러(약 7천500만원)으로 올려 10만 명의 노인이 추가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65세 이상인 노인 대중교통 할인 혜택은 60세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는 지하철, 버스, 페리, 미니버스 등을 탈 때마다 2홍콩달러(약 300원)의 할인 혜택을 받게 하는 것이다.

임대료가 저렴한 공영임대주택에 들어가기 위해 3년 넘게 대기한 사람에게는 주택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구두상자 집'(shoebox flat)으로 불리는 쪽방에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이와 관련된 임대차 계약을 규제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현재 12일인 법정 공휴일은 17일로 늘리고, 실직하거나 미취업 상태인 저소득층에는 최대 3개월의 실업수당을 주기로 했다.

월 소득이 7천100홍콩달러(약 106만원)에 못 미쳐 퇴직연금(MPF) 납입 대상이 아닌 사람에게는 정부가 납입금을 지원해준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번 지원책이 시위대를 달래거나 친중파 진영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이 아니다"며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이번 지원책으로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람 장관이 지난 9일 중국 중앙정부 홍콩 연락판공실 책임자로 새로 임명된 뤄후이닝(駱惠寧) 주임을 만난 직후 발표됐다는 점에서 중앙정부의 지시에 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람 장관은 이번 대책을 실질적인 내각인 행정회의나 정책 담당 부서인 사회복지국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해 이러한 의구심을 키웠다.

이번 대책의 상당수는 재정 악화를 이유로 홍콩 정부가 지금껏 반대하던 정책이었는데, 람 장관은 "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사고의 혁신을 해야 한다"며 이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정치 평론가인 찬와이쿵은 "지난해 11월 구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친중파 진영은 오는 9월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풀뿌리 지지'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따라 이번 지원책은 시위에 호의적인 중산층을 배제한 채 노년층과 저소득층을 집중적인 지원 대상으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명보는 이번 지원책 집행에 쓰일 전체 예산 중 70%에 육박하는 예산이 노년층을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당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공민당은 이번 지원책을 '2달러짜리 진통제'에 불과하다고 비난했으며, 민주당은 "시위를 주도하는 젊은 층을 적으로 삼는 홍콩 정부는 이번 지원 대상에서 일부러 젊은 층을 배제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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